본문 바로가기

Review

선택한 운명이라면 현명한 선택이길.

반응형

안녕하세요. 아는 지식의 알쥐입니다.

 

여전히 자유 쓰기 4일 차에 도전 중입니다. 

 

응답하라 1988 기억나시나요? 응답 시리즈로 엄청 난 인기를 끈 드라마입니다. 덕선이의 남편이 누군지 맞춰보는 게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였었죠. 택이냐? 정환이냐?  드라마가 종영되었을 때엔  왜 남편이 택이냐고  댓글창이 난리가 났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드라마에서 주는 떡밥은 죄다 정환이면서 , 결국은 택이가 남편이냐? 정환이를 좋아하던 시청자들은 그 분노(?)를 댓글창에 마구마구 옮겨놨었습니다.

 

전 택이를 밀고 있었던 지라, 만족하며 드라마의 종영을 지켜봤었지만요. 결국 현실 덕선이의 선택은 정환이었음에 모두들 만족하였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18회 씬이었었죠. 덕선이가 소개팅남에 차여 혼자 콘서트장에 서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택이와 정환이는 덕선이가 걱정되어 그녀에게 (전력질주를 하며) 달려옵니다. 그런데 택이가 정환이보다 먼저 덕선이에게 도착하죠. 함께 있는 그들을 본 정환이가 덕선이를 포기하며 허탈하게 뒤돌아가는 장면에 이런 대사를 합니다. 

 

 

운명의 또 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  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그 빌어먹을 빨간 신호등이 날 한 번이라도 도와줬다면, 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 앞에 서있을지 모른다. 내 첫사랑을 늘 그 거지 같은 타이밍에 발목 잡혔다.
-응답하라 1988, 18회 , 정환이 대사 중-

 

 

정말 타이밍이었을까? 덕선이와 연결되지 못한 이유가? 드라마를 쭉 봐온 시청자라면 아셨을 테지만, 정환이는 덕선이에게 고백할 기회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용기를 조금만 내어 덕선이에게 표현했었더라면, 어떻게 결말이 났을지 모릅니다. 그에 비해 택이는 매번 덕선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운명이 갈렸던 겁니다. 택이의 편으로. 18회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정환이도 나중에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죠. 타이밍만 재다가 놓치고만 간절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들이 그 거지 같은 타이밍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요.

 


 

개인적인 일지만, 오늘 면접을 봤습니다. 앞으로의 직업과 관련한 프로그램 면접이었죠. 밤에 준비는 했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자신감이 있었던 건지..~ 조금은 타이트하게 면접장으로 향했고, 가까스로 면접장에 도착했죠. (출근시간 러시아워를 계산하지 못한.)  다행히  늦지는 않았고, 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1대 1일 면접으로 면접자의 질문에 준비했던 답변들을 늘어놓으며, 전혀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죠. 결과는 오후에 문자로 발송된다는 말과 함께,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들떠있었죠!! 왠지 기분이 좋았고, 마트에 가서 좋아하는 과자를 가득 담아 왔습니다 과자를 까먹으며,  유튜브를 신나게 시청하고 잠깐 졸린 눈을 붙이고 있던 찰나에 띠링.. 문자 소리에 깼습니다. 


 

[최종 불합격 안내]...... 안타깝게도 기회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최종 불합격 안내라는 글자만 눈에 확 띄었습니다. 무슨 일이고!  이 면접에서 떨어질 리가.. 면접장에 늦지 않았고, 대답도 능숙하게 잘했고,, 입꼬리가 아플 만큼 면접 심사관과 웃으며 연신 아이컨택을  잘했는데...머선일이고..... 갑자기 땅으로 꺼지는 기분. 아무리 머릿속으로 생각해봐도 떨어질 리가 없는데 생각했죠.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밖을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불현듯 생각나는 간절함, 그리고 나르시시즘.

 

사실 이 면접에 저는 간절함이 없었습니다. 간절함이 있었다면 그렇게 편안하게 면접 준비를 했을 리가 없고, 그렇게 떨리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없었으리라.. 그렇지만 이 간절함은 나만의 생각이자, 의견일 뿐  면접의 합격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라고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숨겨진 나르시시즘.. 그리 좋았던 기분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감정으로 변한 건 떨어졌다는 사실을 쿨하게 받아 들지 못한 내 안의 나르시시즘.  이 단어가 떠오른 건 얼마 전에 본 유튜브의 때문입니다.

 

거절함과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들은 나르시시즘으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 물론 이것은 다소 자신감과 자존감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이 무서운 나르시시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요. 결론적으로, 자신의 내면의 숨겨진 이 무서운 아이를 잘 컨트롤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음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열어보기 전엔 무엇을 잡을지 알 수가 없다. 쓰디쓴 초콜릿을 집어 든데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내가 선택한 운명이다. 후회할 것도 질질 짤 것도 가슴 아플 것도 없다. 
 -응답하라 1988,18회, 정환이 대사 중-

 

내가 선택한 운명의 대가는 그 어느 누구를 탓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선택한 운명에 책임질 수 있을 만큼, 후회하지 않을 만큼, 현명한 선택이길 바랄 뿐입니다. 

 

 

 

 

 

 

 

 

 

 

 

 

 

 

 

 

반응형